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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일지

내가 만든 컵과 그릇 (홍대 포트링, 젤라떼리아 에따)

코로나 상황이 지금보다는 무척 괜찮았던 한 달 전,

홍대 근처 도자기 공방 포트링에 갔었다.

내가 하는 작업은 거의 전자기기 속에서 이루어지다보니 손으로 하는 작업에 대한 갈증이 심하다.

직접 손으로! 조물조물!

그러던 중 친구가 도자기 공방 가보자고 제안을 했다.

컵에 하는 핸드페인팅 그리고 물레체험.

이렇게 두 가지 예약해놓고 일주일 전부터 도안을 고민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로 밤새 검색하면서 끙끙 앓았다.

좋자고 하는 건데 안 좋아질 지경이었음

컵은 연필을 꽂을 용도로 써야지,

그러니까 한쪽에는 연필을 그려야지,

그리고 다른쪽에는 나몽이를 그려야지!

ㄴ 요 정도 구상하고 갔다.

공방에 도착하자마자 나와 친구는 물레 앞에 앉게 되었다.

손에 힘을 주되 느리게 누르는 게 포인트였는데

그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고.

선생님이 거의 다 해주셨지만 그래도 새롭고 재미있었다.

나는 꽃모양 그릇을 만들고 싶어서 선생님께 후가공(?)까지 부탁드렸다ㅋㅋㅋㅋㅋ

그렇게 탄생한 꽃모양 그릇!!!

(꽃잎 네 개짜리 꽃 모양을 정말 좋아하는데 선생님이 홀수가 예쁘다고 하셔서 다섯 개로..)

색깔은 노란색, 분홍색, 검정색 중에 선택할 수 있었고 나는 노란색 선택!

그리고는 자리에 앉아서 정신없이 컵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붓질 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엄청 뻣뻣하고 안 그려졌다.

둥근 표면에 그리느라 더 어렵기도 했고.

위에 핑크색부터 칠하기 시작했는데 하자마자 후회했다.

정말 어려워..

그래도 삐뚤삐뚤 연필도 그렸고

나몽이도 그렸다 ㅋㅋㅋㅋㅋ

물레는 (선생님이 딱 같이 앉아서 다 해주시니까) 힐링이었는데

컵에 그림 그리는 건 힐링인지 스트레스인지 그 사이 어딘가였다.

다음 인원에게 자리 비워줘야해서 정신없이 그리다 나와서는

정처없이 걷다가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너무너무 예쁜 집을 발견해서 들어갔다.

모든 게 너무 아름다운 이 곳은 젤라또 집이었다.

이름은 젤라떼리아 에따.

모든 소품이 완벽

이보다 완벽할 수 없다!

이런 센스, 이런 감성은 아마도 타고나는 걸거야.

감탄하던 중 나온 젤라또도 정말 맛있었다

이번에는 걷다가 발견해서 들어갔지만 다음 번엔 찾아가야지.

그리고 한달 뒤

코로나는 극심해졌고 나는 본격 집콕을 다시 시작했다.

도자기가 따끈따끈 잘 구워졌다는 메시지를 받고

도자기만 냉큼 찾으러 후다닥 다녀왔다.

결과물!!!!!!!

아름다워

대성공!

색깔도 너무 예쁘고 좋아서

나중에 아예 세트로 몇 벌 굽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삐뚤삐뚤하지만 만족

높이가 연필꽂이로 딱이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예쁜 연필꽂이를 얻었다.

삐뚤삐뚤.

도자기 잔뜩 만들고 싶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