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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일지

나의 2021년

 

곰과 연애한지 3000일이 지나고

인생에 큰 결정을 내렸다. 

많은 축하를 받고, 고마운 사람들도 많이 생겼다. 빚진 마음이 너무 커서, 인간관계에 대해 쉽게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2021년은 꽉 채워 봉사한 첫 해다. 동물들과 지내면 잔상처가 많이 생긴다. 덕분에 결혼식 때 팔꿈치에 꽤 큰 상처가 난 채 입장했지만😂, 1년 내내 힘을 정말 많이 받았다. (이 눈들을 보라..!)

결혼 로망 없는 자의 결혼 준비는 그리 재미있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신경 많이 안 쓴 것 치고는 정말 예뻤던 결혼식 날.  

이사를 했다. 나몽이게도 나와 곰에게도 새로운 보금자리가 생겼다. 

휴대폰 사진첩에는 서로의 정돈 안되고 못생긴 모습만 늘어가지만, 결혼 전보다 후가 좋다. 

1년 내내 예쁜 나몽이.

하반기에는 빚 갚는 마음으로 밀린 일을 열심히 했다. 

너무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주었고

동료들과 든든하고 유쾌한 친구가 되었다. 

이런저런 성취를 했다. 

졸업하고 몇 년만에 전공과 관련된 일을 했다. 

틈틈이 귀여운 걸 만들며 쉬었다. 

영감을 주는 전시도 갔다. 좋은 걸 볼 때 '살아야겠다.'고 느낀다. 

잊고 지내던 곳도 찾아 갔다. 결국에는 '사람'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란 걸 깨달았다. 

귀여운 걸 만들고

한 걸음 나아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들이 있었다.

꽉 찬 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