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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끼리는 과학이라는데 끼리끼리는 과학이란다. 특히 30세를 넘어가고부터는 자기 주변에 누가 있는지에 대해 변명하면 안 된다고 한다. 그전까지는 자기를 알아가고, 자기와 맞는 사람들을 찾아가도록 일종의 유예기간을 주는 것이리라. 이런저런 친구들을 만나봐야 누구와 잘 맞는지도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게다가 학생일 때는 단지 필요해서 친구를 사귀기도 한다. 쉬는 시간에 혼자 있기 외로우니까, 밥 같이 먹을 친구 한 명 정도는 있어야 했으니까. 졸업하고 조금만 지나도 안 보게 될 친구까지 책임지라는 건 너무 가혹하다. 그렇지만 이제 20대 후반. 내게 주어진 ‘끼리끼리 유예기간’이 거의 끝나간다. 지난 몇 년간 인간관계로 그토록 치열한 감정 소모를 한 것은 어쩌면 시기상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몇 명을 정리했고(아니면 정..
줄 달린 이어폰 에어팟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귀에 콩나물을 달고 다닌다느니, 보청기라느니 말이 많았는데, 막상 써보면 그렇게 편하단다. 한 번 갈아타면 도무지 줄 달린 이어폰으로 돌아가지 못할 만큼 좋단다. 써보지는 않았지만, 언뜻 생각해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지하철에서 이어폰 줄이 다른 사람 가방에 얽혀버리는 일도, 무신경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이어폰 줄에 딸린 핸드폰이 바닥에 떨어져 버리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 기세라면 20년쯤 지나서 에는 줄 달린 이어폰이 나오지 않을까. 미래의 내 아이는 ‘엄마도 진짜 저런 거 썼었어?'하고 물을지도 모른다. 나는 웃으며, ‘그럼. 저 줄이랑 씨름했었지. 매일 꼬인 줄을 풀고, 그러다 줄이 벗겨지거나 끊어지면 새로 샀어.’라고 말하겠지. 아이는 스마트폰 세대가 삐삐를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