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프리랜서인데도 금요일이 되면 마음이 놓인다. 업무 메일이 오더라도 주말이 있으니 천천히 답하면 되니까!
직장인한테는 주말이 나한테는 금요일, 토요일이다.
일요일에는 업무를 한다. 월요일에 담당자분들 출근하면 바로 받아보실 수 있도록 미뤄뒀던 작업도 하고 메일도 답장하고..
2.
일-쉼 밸런스가 좋은 8월을 보내며 다짐한 것이 있으니, '토요일은 무조건 쉬기'다.
별일 없으면 책상 앞에 앉는 게 습관이다. 일을 하는 것도 안 하는 것도 아닌 상태로 밍기적거리며 뭐라도 그림을 그린다. 밀도 있게 일하는 것도 아니면서 쉬었다는 느낌 마저 빼앗긴다. 엄충 자고 놀고 쉬면서도 '하루도 온전히 쉰 날이 없네.'하게 된달까.
쉬는 시간이 더 필요한 건 아니지만 '완전히 쉬는 날'의 존재가 필요했다. 토요일은 펜을 절대 안 든다.
3.
이건 오늘 그린 그림.
어젯밤 유난히 마음이 불안했던 게 어쩌면 사람을 너무 못 만나서일 수도 있겠다 싶다.
사람을 만나면 괜히 마음 든든해지는 그런 게 있다. 서로서로가 거미줄처럼 서로를 엮어주고 있다는? 서로를 받쳐주고 있다는? 그런 느낌.
요즘은 아무도 안 만나니까 혼자 걱정할 시간만 늘어간다.
4.
먹을까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꼬북칩을 사왔다. 내 최애 과자는 꽃게랑, 꼬깔콘, 콘칩 정도였는데 요새는 꼬북칩을 먹는다.
꼬북칩을 처음 사 먹은 건 순전히 어느 날 편의점에서 내 앞에 과자를 사 간 사람 때문이었다.
우리는 좁은 과자 존에 서서 과자를 고르고 있었다. 그는 꼬북칩 앞에서 서성이다가 나머지 과자들을 한번 쭉 훑어보고는 결국 꼬북칩을 가져갔다. '역시 이것만한 건 없군!' 하는 느낌이었다. 나는 생전 처음 본 그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대성공이었다!!! 그날 이후 꼬북칩 이외의 과자를 사본 적이 없다.
5.
나몽이가 요새 자주 취하는 제스쳐다.
내가 노트북을 보고 있으면 옆에 의자로 올라와 앉아서는 손을 쭈욱 뻗는다.
그럼 나는 나몽이 머리를 쓰다듬는다.
귀여운 애한테 귀여운 재주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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