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느 순간 인스타그램에서의 성과가 곧 나의 가치처럼 여겨졌다.
내가 맺은 계약 중에는 내 인스타그램 계정이 제기능을 못하는 상황이 온다면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는 것도 있다.
포스팅 성과, 팔로워 숫자, 판매지수...
수도 없이 댈 수 있는 것들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고 눈치를 봤다.
뭐 하나 그리는 게 어렵고 힘이 들어갔다.
내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단서들을 찾아 헤맸다.
아주 작고 사소한 증거라도 발견한 날은 기분이 들떴다.
2.
그럴수록 마음을 놓고 많이, 자주 그려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하나하나에 들어가는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내가 찾은 유일한 방법이다.
3.
그러다 오늘, 함께 일하게 된 곳에서 온 이메일.
나는 구독자 눈치를 많이 봐서 홍보툰을 여러 편 올리기는 어렵다는 내 이야기에 대한 담당자님의 답변.
업무 이메일 받고 이렇게 감동받을 일이야..? ㅠㅠ
4.
새벽 다섯시까지 일하면서 틀어놓은 팟캐스트 <비혼세>.
이번 에피소드는 차녀, 낀자식들의 설움에 대해 다뤘다.
'초등학생때까지 새옷을 입어본 적이 없다.'
이런 슬픈 문장도 나왔고..
많은 둘째들이 '첫째가 사회성 없이 클까봐, 외로울까봐' 같은 이유로 태어나게 되며,
둘째가 아니었다면 사랑을 100% 받을 수 있었던 첫째에 대해 부모는 짠함 같은 걸 가진다는
이해는 가지만 서러운 얘기들도 있었다.
사랑 받으려고 눈치 보고, 존재를 인정 받으려고 고군분투한다는 많은 둘째들의 에피소드에
눈치 더럽게 보는 둘째인 나는 울컥..
딱히 차별 받은 건 아니지만 공감가는 이야기가 많았당
맏이들에게 통상적으로 지워지는 부담이나 첫째 나름의 힘듦도 물론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밸런스 맞추는 것도 누구한테 욕 먹을까봐 눈치 보는 둘째 특징이라고ㅋㅋㅋㅋ 방송에서 얘기했는데 기가 막히게 모든 에피소드들이 '그래도 둘째인 덕분에 ㅇㅇ했어요! 하하!' 류의 정신승리나 '언니/오빠도 그런 면에선 참 힘들었겠죠' 같은 말로 끝남..)
둘째/낀자식 등은 이 에피소드를 꼭 들어보세요! 첫째들은 다른 기회에...
5.
9월이다.
매달 첫날 그 달 해야할 일을 쭉 써놓는다.
동그라미를 많이 그리면서 이번 달도 열심히 살아야하는 상황임을 인지.
오롬 다이어리 입니다. 혹시나 궁금하실까봐..💝
6.
다림 출판사에서 삽화/표지 작업한 <소통, 생각이 달라도 가능할까?>가 출간되었다.
청소년 도서고, 내가 처음으로 삽화 작업한 책이다! 💚
작가증정부수를 오늘 받았는데 예쁘고 뿌듯함..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무려 2015년에 처음 연을 맺은 편집자님께서 주신 작업이었다.
5년이 지나서도 기회와 일거리를 주시니 감사한 일..
7.
오늘 그린 집콕 그림🏡
8.
그리고 이건 오늘의 나몽이.
몽실몽실 내가 좋아하는 포인트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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