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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일지

캣상화를 벽에 걸다

눈이 엄청 많이 와서 화요일 수업이 취소되었다. 하늘도 땅도 하얗고, 덕분에 강제 집콕.

지난 주 목요일 쯤이었나,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떠오른 이 두 이미지. 세모낳고 뚱뚱한 고양이랑, 둥글둥글한 고양이 뱃살을 최소한의 선으로 그리고 싶었다. 밤에 슥슥 그렸는데 너무 맘에 든다. ㅠㅠ 뚱실하면서도 얄미운 표정의 나몽이가 느껴져서 자꾸 웃음이 난다. 능욕한 건 아니야, 너무 뚱뚱하게 그려서 미안해 나몽아..

예술의 세계는 공부할수록 깊고도 심오하지만, 여전히 내가 그리고 싶은 건 '내 방 벽에 걸고 싶을 그림'이다. 하지만 그런 그림을 그린 적이 있었던가.. 일반 스케치 종이에 마카로 한번 그려본 그림이 이렇게 맘에 들 줄이야. 드디어 내 방 벽에 내 그림을 붙였다!

며칠 붙여뒀더니 종이가 얇아서 자꾸 휘길래, 좀 빳빳하고 좋은 종이에 다시 그렸다. 트레이싱지까지 써서 그렸는데, 저렇게 옹졸하고 덜 리얼한 고양이가 나왔다.. 맘에 안 들어.. 뱃살도 종이 높이가 짧아지니 재미가 없어졌다. 

그래서 결국 원래 그렸던 그림을 오려서 색깔 파스텔지에 붙이고, 수채화지로 프레임까지 만들었다! 배경색까지 있으니 증명사진 같고 너무 귀엽다. 


캣상화에 자신감이 붙어서 댕상화도 시도해보려고 스케치. 남자친구네 요키 두 마리를 그리려고 시도했다. 

대충대충 그려보고, 색깔도 칠해보고..

첫째 금색 요키부터 그렸는데, 너구리 같이 생겼다..

눈 주변 갈색이 문제인 것 같아서 다른 색으로도 슥슥.

더 이상해졌다..

선을 좀 더 미니멀하게 해야되려나?

일단 여기까지만 했다. 댕상화는 나중에 다시 시도해보겠다..ㅠㅠ


그리고 마무리는 우리 나몽이.

사실 내일 나몽이 동물병원 가는 날이다. 한국 입국을 앞두고, 마이크로칩 삽입하러 간다. 한국 들어가는 요건 알아본다고 몇 시간을 검색했다. 한국어로 검색하고, 영어로 검색하고, 캐나다 농림부 사이트 들어갔다가, 한국 사이트 들어갔다가. 주재원에 이메일 하고, 캐나다 농림부에 이메일 하고. 후.. 나몽이 걸린 일이니까 했지!!!

아무튼 내일 별 수 없이 동물병원행 당할 자기 운명을 모른채 고요하게 잠든 가엾은 나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