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님에게서 온 메일 제목에 '최종 교정본'이라는 단어를 보고는 잠을 설쳤다. 원고 첫 페이지를 쓰던 1년 전처럼 온몸이 긴장됐다.
교정이 몇 차까지 있을까 무척 궁금했다. 퇴고하다 보면 고치고 싶은 게 자꾸만 생기는 것이, 이러다 교정의 굴레가 영원히 끝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끝이 오기는 하나본데, 아직은 와닿지 않는다.
교정 때마다 글을 인쇄했다. 워드 파일로 보는 것, pdf 파일로 보는 것, 그리고 종이로 보는 것 - 세 가지를 무수히 반복했다. 하나에서 안 보이던 것이 다른 하나에서 보이기도 했다. 거슬리는 부분이 새로 등장할 때마다 공포스럽다.
제일 아끼는 샤프 세 개. 들었다 놨다, 썼다 지웠다 하면서 이번 교정에 어떤 샤프를 쓸지 골랐다. 이번에는 가운데 샤프 당첨.
고치고 고치고 고치고.
적어도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책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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