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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일지

9월 말의 다정한 사람들

1.

올해 두번째로 제안한 이모티콘은 결국 미승인으로 끝났다.

ㅠㅠ

승인 메일은 번번이 2주 안 걸려서 오길래, 하루하루 기분 쎄하기는 했는데 결국..

토곰 커플티콘은 조금 더 생각해서 다시 도전하는 걸로..

인스타그램에 비보를 (조금의 징징거림과 함께) 전했다.

함께 슬퍼해주셨다.

다정한 댓글도 디엠도 많이 받았다.

마음이 든든해지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강아지들이 보호자와 함께일 때 기세등등해져서 다른 강아지한테 자신있게 왕왕! 짖는 그런 느낌.

이번에는 미승인이지만 내 이모티콘을 기다려주는 사람들도 많다구!

...

마음에 드는 그림 몇 컷 아까워서 올린당

너희는 귀여운 샘플이었어..

 

 

 

 

러브러브 토곰이 잘가..

2.

오전에 미팅이 있었다.

본업이 인스타그램이라(?) 프리랜서 치고 대면미팅이 많지 않은 편이다.

대부분은 이메일로 소통한다.

화면 너머에 있는 분들이 누구인지 보통은 일이 끝나도록 모른다.

전화 통화조차 한번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담당자 성함 뒤에 있는 직책이나 이메일 말투에서 어떤 분일지 유추할 뿐.

대면 미팅을 요청한 회사는 오랜만이었다.

업무는 15% 정도? 나머지 85%는 칭찬과 관심이었던 오늘 미팅.

담당자님들께서 내 그림으로 배경화면을 해두셨으니 말 다했다..❤️

섬세하고 다정해..

이메일로 오간 내용은 그림 네 컷이었는데 미팅 중에 두 컷 추가됐다.

연휴에 작업할 일감 여섯 컷어치가 생겼다. 🌾

열심히 예쁘게 작업해서 담당자님들을 기쁘게 해드려야지!

3.

몇 년 전만 해도 '보여주는' 사회 생활에 극도로 회의적이었다.

보여주는 건 진실도 진심도 아니고,

그저 사람 마음을 너무 쉽게 사려는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건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요즘은 좀 달라졌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진심은 어차피 알 수 없다.

그리고 보여주는 건 결코 쉬운 게 아니다.

보기에도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보이는 건 상대방이 나에 대해 알 수 있는 전부이기도 하니까.

4.

직장생활하는 친구가 추석 선물을 주고 갔다.

당직이라 야근하고

퇴근하면서 우리 집앞에 잠깐 세우고 귤 상자를 건넸다.

(내 세상과는 너무나 다른, 어른같은 단어와 문장.)

나를 위해 시간과 마음을 내주는 친구가 있고,

내가 좋아하는 걸🍊 친구가 잘 알고 있다는 게

너무너무 고마운 날.

덕분에 올해 첫 귤 상자를 개봉했다.

5.

귤 달다..💕

상자 뜯자마자 귤 다섯 개 뚝딱했고

블로그 다 하면 먹을 귤 다섯 개를 내 옆에 두었다.

귤 좋아.

다정한 친구 덕에 어느새 귤 시즌이 성큼 다가왔다.

6.

귀엽고 시끄러운 나몽이

수다스러운 고양이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