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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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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일상 2020년이 시작되고도 한 달이 지나고 어느덧 2월. 그 마저도 일주일이나 지났다. 요즘은 시간이 하루도 일주일도 아닌, 한 달 단위로 흐른다. 느즈막히 일어나서 작업실에 출근한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배송 보내기. 주문이 들어오면 평일에는 하루 내로 발송한다. '신규 주문'은 내가 매일 성실하게 출근해야만 하는 이유다. 프리랜서의 하루는 자칫하면 흥청망청 흘러가버리는데, 매일의 (강제) 루틴이 있어서 참 좋다. 언제든 손님을 부를 수 있을만큼 깔끔했던 작업실은 더 이상 없다. 요즘은 각종 상자가 쌓여있다. 일은 귀엽다. 귀여운 일이 내 직업이라서 정말 행복하다. 뽀짝뽀짝 작업해서 샘플 맡긴 스티커가 오늘 도착했다. 너네 너무 귀여운 거 아니야..? 사이즈만 좀 조정해서 발주 맡겼다. 정말 귀여워..ㅠ..
2020년은 오롬 포켓 다이어리! 9월부터 고민하다가 10월에 나오자마자 구매한 2020년 다이어리. 일기는 평범한 노트에 쓰고 있어서, 오로지 스케줄러 용으로 사용할 다이어리를 알아봤다. 해마다 나오는 다이어리 스펙 다 파악할만큼 다이어리를 엄청 까다롭게 고른다. 여러 조건에 맞는 게 이거밖에 없었다. 조건 1. 핸드백에도 들어갈만한 무게와 사이즈 - 그렇다고 너무 작으면 안된다. 다이어리에 분리불안증이 있을 정도로, 매일 가지고 다닌다. 너무 무겁거나 크면 결국에는 작은 걸 다시 사게 되더라. 이 다이어리는 데일리 치고 엄청 가볍고, (조금만 더 크면 좋았겠지만) 너무 작지는 않다. 높이는 아이폰 XS와 비슷한 정도. 조건 2. 가름끈이 있어야 한다. 데일리라서, 가름끈 없이는 행복할 수가 없다.. 다이어리 알아볼 때, 꽂히는 다이어..
작업실 입주 아리 작가님이랑 작업실을 알아보기 시작한지 수개월이 흘렀다. 변수가 많았다. 좋은 곳은 가격이 비쌌고, 함께 작업실 사용할 사람 구하기는 힘들었다. 계약까지 갔다가 파토 나기를 몇 차례. 지난 번에는 정말 계약이 되는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과 계약하게 되었노라는 집주인의 통보를 계약이 예정되었던 당일에 받았다. 그날 저녁에는 떡볶이와 아이스크림을 우걱우걱 먹으면서 '이쯤 되면 하늘이 우리를 막고 있는게 아니냐'면서 신세를 한탄했다. 작업실 내는 걸 거의 단념했다. 그러다 급하게 뜬 매물이 눈에 들어왔다. 뜨자마자 인기가 좋아서 바로 다음 날 다섯 팀이 집을 보려고 대기 중이라는, 예쁜 공간이었다. 을 선약이 있었던 나는 못 가고, 오전에 일찍 아리 작가님 혼자 보고 왔다. 우린 몇 시간 후에 바로 가계..
붕어빵, 귤 배경화면 +알파 1. 붕어빵 2. 귤 3. + 알파! 이미지 저장이 안 되시는 분들은 원하는 이미지를 캡처해서 제 인스타 @js_glowglow로 디엠을 보내주세요. 이미지 보내드릴게요!
가사툰 작업: 코가손 <재미> 코가손 신곡 발매 기념 '가사툰' 작업을 의뢰 받았다. 노래가 너무나 힐링이라 '꼭 하고 싶다..!'고 바로 생각했지만 난관이 예상되었다. 밴드 코가손과 신곡 , 그리고 내 그림톤 - 이 세 개를 잘 조율해야했기 때문이다. 일단 한다고 대답하고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색연필보다는 크레파스 느낌이 좋을 듯해서 무작정 꺼내본 크레용. 까렌디쉬 네오컬러는 색 구성이 너무 예뻐서, 아무거나 꺼내 써도 예쁘다. 너무 좋아.. 쓱쓱 그린 그림. 맘에 드는 걸 몇 개 선정해서 사진 찍고, 아이패드로 옮겨서 선을 땄다. 반려동물에 대한 노래인만큼, 뭔가 천진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크레용 선으로 그렸다. 그리고 완성된 그림. 다행히 다들 좋아해주셔서 별로 수정사항은 없었다. 외주 일을 하다보면 이메일 몇 통 주고 받는 걸..
첫 걸음일 뿐이지만 - <그럴 땐 바로 토끼시죠> 비하인드 스토리 1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을 품은 지 정말 오래됐습니다. 내 이름 걸린 책 하나 가지고 싶다는 가벼운 생각보다는, 쭈욱 책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다짐에 가까웠습니다. 어쩌다 그런 어려운 인생이 살고 싶어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책을 귀하게 여기는 집안에서 자라서인지, 자기 전에 일기 쓰면서 스트레스 푸는 게 습관이 되어서인지, 그도 아니면 딱히 다른 재주를 찾지 못해서인지, 정확한 계기는 알 수 없습니다. 어느 틈엔가 '지수는 글을 참 잘 쓰는구나!'라는 칭찬을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책을 처음 내면 두 가지 때문에 놀란다고 합니다. 일단 책 쓰는 게 생각보다 너무 힘들어서 놀라고, 그 다음에는 책이 생각보다 너무 안 팔려서 놀란답니다. 책 쓰는 건 생각보다 어렵기도 하고, 쉽기도 했습니다..
평범하게 꼬물거린 날들 나몽이는 항체 검사랑 마이크로칩 삽입하러 병원에 다녀왔다. 나는 돼지바 맛 마카롱도 먹고, 철사로 시계 조형물을 만들었다. 철사는 정말 다루기 힘들더라.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않으면서 쓸데없이 얇아서! 손가락이 너무 아팠다. 나중에는 마스킹 테이프로 손가락 꽁꽁 테이핑해가며 작업했다. 그래도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미술사 수업은 한동안 종교화만 잔뜩 보느라 고생했는데, 수업 세 번 남겨두고 이제서야 흥미로운 그림들이 나온다. 권위적인 '살롱'에서 인정 받아야만 정식 작가로 활동할 수 있었던 시기에 제멋대로 전시회 열어버린 작가들을 존경한다. 역시 말 잘 안 듣고 사는 사람들이 제일 멋져!세잔은 새로운 최애 작가가 되었다. 이렇게 귀여운, 동물이 들어간 그림들도 만났다. 얼마 전까지 쓰던 stalogy 365..
3D 수업 첫날, 꽃개를 만들다! 3D 수업 첫날이었다. (자느라) 없는 시간이나 다름 없는 일요일 오전에, 아침 밥도 안 먹고 열심히 학교에 갔다. 3D 수업은 에밀리카의 모든 수료 프로그램 필수 과목인데, 그다지 듣고 싶지 않아서 끝까지 미뤘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인가 수학 시간에 '쌓기 나무' 문제를 만나고는 인생 첫 고비를 겪었던, 공간 지각 능력이라고는 없는 내가 뭘 만들 수 있을까.. 뭐, 결국에는 이렇게 들으러 왔다. 오늘은 비닐랩이랑 박스테이프만 사용해서 아주 간단하게! 물체를 본 뜨는(?) 작업을 했다. 물체에 비닐랩을 둘둘 감고, 잘 벗겨내서 다시 조립하면 그 물체를 쏙 닮은 투명 조각이 완성된다! 이론은 그러한데, '이게 정말 될까?' 싶은 마음에 강아지 얼굴만 대충 감아서 해봤는데,,오.. 나름대로 됐다! 귀 달 때..
다채롭게 꼼지락거린 금요일 아침에 눈 떴더니 작고 따듯한 고양이 머리가 내 손안에..ㅠ_ㅠ 행복해.. 점심으로는 멸치육수 메밀국수에 볶음김치를 올려서 먹었다. 어젯밤부터 생각해둔 메뉴라 너무나 만족스러운 한끼. 그리고는 믹스커피 타서 작업방으로. 이건 지난 수업때 찍어둔 것들이다. 잘 안 쓰는 물감 두 가진데, 나름대로 예쁘다. 내일까지 숙제는 콜라주 만들기. 이것저것 잘라 붙였다. 2주나 시간이 있었는데 엽서 크기 콜라주 해 가는게 조금 찔려서 후다닥 하나 더 했다. 결국 요렇게 두 개 완료. 그리고는 화요일까지 해야하는 숙제도 시작. 이 색깔 그리드는 어제 만들어두었다. 빨-초, 파-주, 보-노 보색을 단계별로 섞는 것. 인내가 필요하지만, 은근히 힐링된다. 파-주 팔레트로 그림 하나 그렸다. 그리고는 보-노 팔레트로 아주 작..
동물병원에 간 뚱나몽 나몽이 한국 갈 채비 시키기! 검역증명서를 만들어야 되는데, 항체 검사까지 해야 해서 조금 걸릴 예정. 동물병원에 간 나몽이. 긴장해서 코도 진해지고 개 짖는 소리 날 때마다 파르르.. 몸무게가 6.1 kg로 늘었다. 살 빼지 않으면 당뇨가 올 수도 있다고, 먹는 걸 조절하라고 했다. 나몽이가 토실하긴 하지만, 그래도 5kg 정도면 뚱뚱한 건 아니라고 늘 생각해왔는데 이제는 빼도박도 못하게 정말로 뚱뚱해졌다. 길에서 데려온 고양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6살쯤 되었다니까 시니어용 사료나 체중 조절 사료를 주라고 처방해주었다. 시니어라니. 시니어라니!그러고보니 함께 산지도 5년. 여전히 새로 데려온 고양이 같고, 집사가 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5년. 고양이 시계는 사람 시계랑 다르니까, 나는 얼..